2020 도쿄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최고의 유행어로 손꼽히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 양궁 국가대표 오진혁 선수의 '끝'입니다.
한국 양궁의 3관왕 여부가 달린 지난 7월 26일,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이전 세트를 다 이긴 한국 선수들은 3세트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만 내면 금메달이
확정이었습니다.
3세트의 첫 세 발은 대만과 한국이 나란히
모두 9점을 쏜 상황이었고, 이후 한국 선수들은
김우진 선수가 9점, 김제덕 선수가 10점을 쐈고,
대만은 10점, 9점, 9점을 쐈습니다.
이제 마지막 주자인 오진혁 선수가
9점 이상을 내면 금메달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마흔이 훌쩍 넘은 베테랑 오진혁 선수는
그렇게 마지막 화살을 쏘았습니다.
그리고 나지막이 외쳤습니다.
"끝"
화살은 그대로 10점을 명중했고, 경기는 끝났습니다.
한국이 이번 대회 3번째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오진혁 선수는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 순간을 말했습니다.
"그때 제가 '끝'이라고 한 게 맞습니다.
양궁 선수들은 쏘는 순간 10점을 맞히는 느낌이 납니다.
마지막 화살을 쏠 때는 그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진혁 선수에게는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입니다.
오랜 훈련으로 현재 오른쪽 어깨의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진 상태이며 이마저도 80% 정도
파열됐습니다.
그러나 양궁에 대한 열정 하나로
진통제로 버티며 올림픽에 출전하였습니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양궁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남자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오진혁 선수.
"이제 저도 중년의 나이가 되었는데,
어린 선수들과 있다 보니 나이를 잘 못 느낍니다.
할 수 있습니다. 안 해서 못하는 것이지,
하면 다 할 수 있습니다."
오진혁 선수가 활이 날아가는 마지막 순간에
무심히 내뱉은 말, '끝'
'끝'이라는 말이 이토록 격조 있고,
멋지게 들릴 수 있을까요?
선수로서는 많은 나이와 아픈 몸...
숱한 악조건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코로나19로 지친 대한민국에 커다란 힘과 용기를 준
오진혁 선수와 남자 올림픽 대표 양궁 선수들...
그리고 지금도 국위 선양을 위해 멋지게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선수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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